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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만 끝나면 드디어 평온한 회복의 날들이 시작될 줄 알았지만...
내게 찾아온 건 원인 모를 숨 막힘과 불안감이었다.

이게 정말 공황일까? : 항암치료 후에도 숨쉬기가 힘들다.
항암 중에는 항암치료 부작용인줄알고 그냥 참고 넘어갔다. 폐에 전이가 된 건 아닐까 늘 불안했지만 추적 검사에서 특별히 진단된 것 없었으니까 불안한 마음만 키울 뿐 뭔가 다른 치료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해봤다.
암환자가 되고나면 사소한 몸의 통증에도 재발이나 전이 가능성이 떠오르며 덜컥 겁이 나는데 그게 트리거가 되어서 숨쉬기가 곤란한 느낌이 엄청 심해졌다. 숨을 아무리 크게 쉬어도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숨 막혀 죽을 것 같은 느낌.
항암 중에도 이 느낌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았다. 그때는 그냥 항암치료 때문이겠지 항암이 끝나면 괜찮겠지 하며, 오심과 구토 증상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들었기 때문에 무심코 넘겼는데, 항암이 끝났는데도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점점 더 자주 심하게 찾아왔다. 폐가 꽉 찰 정도로 숨을 크게 들이마셔도 산소가 모자란 기분. 숨 막히는 기분.
마음의 감기라는 말.
결국 친구의 소개를 받아서 정신과에 방문하게 되었고 그때 처음 공황이라는 단어도 듣게 되었다. 생각보다 의사선생님은 담담하게 내 상황과 검사 결과를 보시고는 수치는 높지만 그럴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약처방을 해주셨다. 솔직히 약을 먹자마자 바로 그 증상이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약을 먹으면 최소한 잠은 편하게 잘 수 있었다.
나는 상담치료는 받지 않고 대신 꾸준히 병원 약을 복용하면서 점점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솔직히 티비에서 나오던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3개월 정도 약을 복용한 어느 날 문득 나를 괴롭히던 그 증상이 어느 날부터 사라졌고, 밖에 나갈 때마다 불안해서 하던 습관도 사라져 있었고 암투병을 하는 기간 동안 꽤 오래 느끼지 못했던 긍정적인 기분이 다시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정말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던 미드를 집중해서 보기도 하고, 무언가에 몰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공황장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만약 아래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갑자기 나타나 10분 내로 심해진다면, 당신은 지금 '공황 발작'을 겪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 [ ]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림
- [ ] 아무리 숨을 쉬어도 공기가 부족한 느낌 (질식감)
- [ ] 가슴 부위의 답답함이나 통증
- [ ] 손발이 떨리거나 감각이 둔해짐
- [ ] 죽음에 대한 임박한 공포
- [ ] 나 자신이 분리되는 듯한 비현실감
당신의 호흡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혹시 과거의 나와 비슷한 숨막힘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몇 달씩 무식하게 참으면서 병을 키우지 말고 꼭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열심히 후기도 작성했었고, 항암치료가 끝나면 더 열심히 돌아다니고 리뷰도 쓰고 해야지 했었는데... 심해진 공황과 불안 증상으로 무려 2년 만에 다시 블로그에 글을 남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