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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거 미닝입니다.
제 블로그 제목이 Man's search for meaning 인데요, 바로 오늘 리뷰할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영문 제목입니다. 이 책은 블로그 이름으로 이 책의 제목을 사용했을 만큼 저에게는 의미있는 책입니다. 왜냐하면 암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고있을때 우연히 이 책을 만나서 항암치료를 하는 내내 옆에두고 읽었던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병원에서의 투병생활이 마치 수용소에서 고문당하는 것 만큼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고통으로 느껴졌기때문에 아마도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에 몰입되지않았나 싶습니다.
책소개
이 책의 저자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빅터프랭클입니다. 이 책은 그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서 겪은 일들을 정신과 의사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관찰한 내용을 담고있습니다. 이 책의 1장은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2장은 그가 만든 로고테라피의 기본개념, 3장은 비극속에서의 낙관 이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빅터프랭클 박사가 주는 메시지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는 단순히 수용소에서의 참담하고 절망적인 현실과 나치의 만행에 대해 적혀있을 거라고 예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펼치고 읽어가다보니 제게 남은 메시지는 두 단어, '삶의 의미'와 '사랑' 이었습니다. 수용소에서 그들은 매순간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었고, 희망과 믿음은 번번히 무너졌을것이며, 간절한 기도는 배신감과 원망으로 돌아왔을 것입니다. 그때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오로지 고통뿐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은 그가 사랑는 사람을 잠깐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살았든지 죽었든지 상관없이 그 사랑은 육신을 초월해서 더 먼곳까지 간다는 것입니다. 그때 저는 제 주변상황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옆에서 묵묵히 저를 돌봐주는 남편의 사랑이 보였습니다. 사랑을 생각하니 갑자기 온통 원망뿐이던 마음 속에 감사함이 슬며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수용소에서 가장 절망적이었다고 이야기한 것은 나치의 폭행이나 괴롭힘이 아니었습니다. 고통스러운 수용소 생활을 얼마동안이나 해야할지 알지 못하는 막막함이 더욱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것을 실업자의 처지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그의 삶이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할 수도 없고, 목표를 정할 수도 없어서 고통스러운 것이라고합니다. 암환자로서 저도 이부분에서 정말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투병생활의 끝이 정해져 있다면 차라리 그동안 이를 악물고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마치고 나서도 3개월마다 추적검사를 하며 재발이나 전이가 있는지 걱정하는 시한부 삶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장 내년 여행을 계획하고 싶다가도 만약에 그사이에 재발을 하거나 전이가 되면 모든게 물거품이 될테니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게 되고, 그보다 더 장기적인 목표는 더더욱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저를 힘들게 하고 무기력하게 합니다. 특히 병원에 있을때 이런 감정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데, 작가 빅터프랭클은 이러한 상태가 바로 미래도 없고, 인생의 목표도 없는 생존상태라고 합니다. 이때 인간은 과거를 회상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앞에 놓여있는 현실에서 현재를 박탈해버리고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합니다.
그러다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사람은 자기자신을 퇴화시키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그 어떤것도 거부하며 자포자기 상태가 됩니다. 이때 등장하는 메시지가 바로 '삶의 의미'입니다. 살아야 할 이유 즉 삶의 의미를 알고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수술을 막 마치고 병상에 누워서 대소변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었을 때 저는 제 인생에서 더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으로 절망했습니다. 그때 이 책을 병원에 가지고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병원에서 저는 매일 무너졌지만 그때마다 빅터프랭클 박사는 저에게 시련 속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다른 운명과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시련이 주어졌을때 비로소 그 시련으로부터 자기자신을 구해낼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라고 일으켜 세워주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지금 삶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는 분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